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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에서 만난 빛과 형태의 이야기

by jbzip-photostory 2025. 4. 29.

매향리에서 만난 빛과 형태의 이야기

매향리와 그 근처 어섬 비행장을 다녀온 날,
친숙한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평화 기념관을 만날 수 있었다. 그때 담아두었던 사진 중, 아직 소개하지 않은 장면들이 떠올랐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공간의 감정과, 그날 마주했던 빛과 형태를 다시 꺼내고 싶은 것은 그만큼 그날의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매향리 평화기념관, 하늘을 향해 뻗은 원형 주탑

매향리 평화기념관 주탑과 하늘, 구름과 비행운을 촬영한 사진
매향리 평화기념관 주탑을 원형으로 올려다본 장면. 건축물 위로 비행운과 함께 구름이 흐른다.

 

첫 번째로 소개할 사진은 매향리 평화기념관의 상징인 주탑을 담은 사진이다.
하늘로 뻗어 올라가는 원형 구조물이 파란 하늘과 맞닿아 있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구름이 인상적이었다.

주탑의 형태는 단순하지만 강렬하게 다가왔다.
건축물과 하늘의 비행운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뻗어가며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프레임에 담긴 듯하다.

 

촬영 팁
주탑처럼 수직적으로 뻗은 건축물을 촬영할 때는 하단부에서 앵글을 최대한 위로 올려 과감하게 원근감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또한 구름 같은 자연 요소가 있을 때는 타이밍을 맞춰 프레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면 좋다. 원형 주탑의 아래 부분에서 원근감을 살려 소실점 구도로 촬영하면, 마치 긴 터널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세모와 원, 안쪽에서 바라본 주탑의 연결

매향리 평화기념관 삼각형 패턴과 주탑 일부를 담은 사진
평화기념관 외벽 삼각형 패턴 너머로 주탑이 비치는 장면.

 

두 번째 사진은 매향리 평화기념관 내부와 외부의 경계의 공간에서 촬영한 장면이다. 외벽을 이루는 역삼각형을 프레임 삼아, 그 너머로 주탑의 일부를 함께 담았다. 역삼각형이 만들어내는 구도는 보는 사람에게 불안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시선이 아래로 끌려 내려가는 느낌인데, 다시 주탑의 원형 구조가 그 불안한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느낌이다.

세모와 원, 두 형태는 서로 대조적이지만 사진에서 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거 같았다.
단단하게 고정된 벽면과, 하늘을 향해 유연하게 뻗어 올라가는 위로의 탑. 그 대비를 느끼며 여러 프레임을 담아 보았다.
저 구도의 사진에서 여러분은 나와는 다르게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매우 궁금하다. 그 느낌을 댓글로 남겨주길...

 

촬영 팁
이처럼 강한 형태 대비를 담고 싶을 때는, 역삼각형의 끝 부분을 화면 아래로 두고 촬영하는 것이 좋다.
시선을 자연스럽게 아래로 이끌며, 화면에 리듬감을 부여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 포인트는, 세모와 원을 프레임에 꽉 채우지 말고, 중심축을 약간 벗어나게 배치해 답답하지 않은 구성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각의 벽돌, 삼각의 구조, 그리고 자유로운 구름

매향리 평화기념관 외벽 삼각형 패턴과 하늘
벽돌로 만들어진 삼각형 패턴과 떠 있는 구름을 함께 담은 사진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건축물은 벽돌이 쌓아 올려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거 같다, 매향리 평화 기념관도 벽돌의 사각 형태가 삼각형을 만들어냈다, 이 순간 삼각형과 역삼각형의 조화로움 속에 자유롭게 떠 있는 구름이 아주 인상적이다. 거대한 벽의 일부를 조각내듯 그 패턴을 담고, 단순하지만 조화롭고 안정된 프레임을 만들고 싶었다. 구름 한 점이 공간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촬영 팁
패턴을 촬영할 때는 '미니멀한 구도'를 의식하면 좋다.
전체를 모두 담는 것도 좋지만, 일부를 잘라내어 형태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방식이 더 인상적이라 판단했다.
주변의 사물과 조화, 또는 여백을 활용하면 더 나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매향리 평화기념관에서 느낀 것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매향리 평화기념관은 단순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서로 다른 기하학적 형태들이 공존하고, 자연과 건축이 충돌하는 듯 하지만 서로 조화를 이루는 점이 너무 좋았다.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것은 '건축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때로는 위로 올려다보고, 때로는 틈새를 통해 바라보면서, 공간이 주는 이야기를 더 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경계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