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쿼이아 퇴근길에서 찾은 위로, 집으로 가는 길의 빛
해 질 녘 집으로 향하는 느낌의 감성으로 촬영한 일상 풍경, 일상의 틈에서 마주한 감성의 시간
퇴근길, 그 하루의 마침표가 주는 감정
매일 반복되는 퇴근길. 자동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집으로 향하는 그 길에서, 나는 매번 같은 풍경이지만 다른 감정을 마주한다.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들 사이를 달리다 보면, 오늘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하는 순간임을 느낀다.
나에게 이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다. 하루의 끝에서 내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다. 카메라를 꺼내 들게 되는 순간도 바로 이 시간이기 때문이다. 조용한 음악, 가로등과 어우러진 메타세쿼이아 나무들, 그리고 잠시 멈춘 발걸음. 사진 속에는 그런 작고 소중한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
늘 달리는 도로 옆으로 일렬로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있다. 그 길은 매일 보는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중 가장 특별한 순간인 석양 무렵에만 독특한 느낌을 받는다. 그날따라 유난히 낮게 깔린 하늘, 빛은 빠르게 지고 있었고, 그 사이로 가느다란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었다. 마치 흐릿한 기억 속 장면처럼, 살짝 흔들린 실루엣은 감정의 깊이를 더 깊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사진 속 나무들은 서로의 형태가 겹치면서, 그 경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 현실의 풍경! 하지만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했다.
집으로 가는 길, 마음이 먼저 도착하는 풍경
나는 이 느낌을 더 담기 위해 차를 돌려 작은 농로에 잠시 멈추고, 빛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그 찰나의 순간을 담았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내게 말없이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두 번째 사진은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선 길의 또 다른 단면이다. 균형 있게 뻗은 나무들은 하나의 구조물처럼 느껴지고, 그 사이로 떨어지는 부드러운 빛의 온기는 나무들의 존재를 더 부각하는 거 같았다. 이 길을 지나는 이들은 대부분 차창 너머로 이 순간을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나는 일부러 차를 세우고 작은 농로로 방향을 바꾸며 이 장면을 내 눈과 카메라에 담았다. 일상의 짧은 시간,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이 만들어낸 고요한 순간이 이 사진의 전부다. 빛은 쏟아지지 않고, 마치 하루의 경계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앉는다.
나는 이 길 위에서 나무들과 마주하고 있는 짧은 시간이 나만의 순간이라 느낀다. 특히 오늘처럼 부드러운 빛이 들어오는 해 질 녘에는, 이 길의 매력이 더욱 짙어지는 거 같다. 나무들이 뿜어내는 실루엣이 하루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는 것만 같다.
사진이 말해주는 나만의 일상 회복법
누군가는 이 길을 스쳐 지나갈 뿐이겠지만, 나에겐 이 풍경이 회복의 시간이 되고 충전의 시간이 된다. 이곳에서 찍는 사진 한 장이 그날의 감정을 기억하게 하고, 다시 나아갈 힘을 주기 때문이다.
사진은 단지 빛을 담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빛이 나의 하루를 어떻게 다가왔는지? 내가 느낀 감정으로 그 빛을 기록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러분들도 매일 같은 길을 걷고 있다면, 한 번쯤 멈춰서 그 풍경을 바라보고, 그리고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며, 마음이 움직이는 그 순간을 담아보길 추천한다. 그것이 사진으로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니까...
이 글은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의 감정과 일상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자 했다. 어떤 특별한 기술보다 중요한 건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믿는다. 나의 퇴근길이 누군가의 감성에 닿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