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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미니멀한 풍경, 카페에서 마주한 순간들

by jbzip-photostory 2025. 4. 30.

가까운 일상에서 마주한 미니멀한 풍경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오랜만에 친구와 옆 동네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목적은 분명 커피였지만,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깔끔한 공간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미니멀한 인테리어, 따스하게 들어오는 빛, 정돈된 색감이 커피를 마시기 전 카메라를 들게 했다.

이 글은 특별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공간이 충분히 감성을 자극하는 장면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날 촬영한 사진으로 구도와 시선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정적인 프레임 속 움직이는 빛

카페 내부 빛이 들어오는 복도
카페 내부에서 멀리 빛이 스며드는 복도를 프레임 안에 담은 사진

 

가장 먼저 셔터를 누르게 한 공간은 카페 한쪽, 우리가 앉은 테이블 까지 깊숙이 이어지는 복도였다. 복도 끝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흐르고 있었고, 이 빛은 벽면과 바닥 위에 따듯하게 내려앉고 있었다. 나는 이 사진에서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공간에 빛이 내려와 머무는 공간을 어두운 통로와 함께 표현하고 싶었다. 

 

촬영 팁

카페 내부의 직선적인 구조를 살리기 위한 대칭 구도로 눈높이에서 수평을 맞춰 촬영했다.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의 대비를 그대로 두고, 너무 어둡지 않도록 노출은 바닥의 빛에 맞춰 조정했다. 대비가 너무 차이가 나서 암부를 살짝 살려준 사진이다. 또한, 실내의 통로는 밝은 창가 쪽으로 시선을 모으고 빛의 방향은 자연스럽게 안쪽 으로로 이끄는 구도라 생각한다. 

테이블의 코너와 삼각형 의자, 미니멀한 구도 속 질감

대리석 테이블 코너와 삼각형 형태의 의자, 미니멀한 구도
대리석 테이블의 모서리와 삼각형 형태의 의자가 구성하는 미니멀한 풍경. 바닥과 가구 다리의 질감이 조화를 이룬다.

 

이 사진은 카페 안쪽, 테이블 코너에서 고개를 살짝 내민 순간 마주한 풍경이다.
프레임 아래에는 대리석 테이블의 코너가 절제된 선으로 등장하고, 그 위에 삼각형 형태의 나무 의자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닥은 아주 작은 알갱이들의 질감을 보여주며, 의자 다리와 테이블 다리가 만들어내는 직선들이 공간을 구성해 봤다.

특별한 순간이나 특별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상의 한 장면에서 ‘구도’라는 단어가 만들어 내는 순간을 만들고 싶었다. 삼각형과 직선, 부드러운 대리석 질감과 매트한 바닥의 대비, 그리고 오브제들이 자연스럽게 만든 리듬감 있는 배열은 사진 안에 정적이지만 내게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촬영 팁

미니멀한 구도를 만들 땐 ‘빼기’가 중요하다. 프레임 안에 요소가 많지 않을수록 선과 면의 배치, 질감, 명암이 더 두드러지게 느껴진다.

삼각형 같은 기본 도형은 강한 구조감을 주므로, 구도의 한 축으로 배치하면 안정감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카페 코너, 그림자와 나무가 머무는 공간

카페 유리창 밖 코너, 그림자와 나무가 함께 있는 모습
카페 유리창 밖 외부 공간에 드리운 그림자와 화분 속 나무가 있는 코너 풍경. 간결한 구조와 정돈된 질감이 미니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사진은 유리창 너머 외부 공간을 담은 것이다. 특별한 피사체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코너의 구조와, 그 위에 얹힌 빛과 그림자의 결이 이 사진을 촬영하게 되었다.

프레임에 영향을 주는 빛은 벽면에 나무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그 아래에는 정갈하게 놓인 화분 속 나무가 보인다. 명확한 선과 면의 분할이 이 공간을 더 미니멀하게 느끼게 해 준거 같다. 무언가를 일부러 연출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무도 손대지 않은 일상의 한 장면이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코너. 앉아서 커피를 마시다가 유리창을 통해 시선을 외부로 밀어냈을 때 이런 프레임이 자연스레 만들어졌다.

공간의 구석에서 그림자와 나무가 풍경을 완성한 이 사진은, 말없이 편안하고 조금은 서늘한 감정이 들었던 거 같다.

촬영 팁

코너는 사진 구도의 힘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공간입니다. 수직, 수평의 선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에 구성에 어려움이 적고 안정감이 생깁니다. 또한, 피사체에 집중감도 높일 수 있다.

그림자의 결이 잘 보이도록 노출을 살짝 낮춰서 촬영할 것을 권유한다,

감각의 틈, 일상 속 빛의 조각들

이 3장의 사진은 단순하지만, 일상 속에서 나만의 시선으로 발견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애착이 가는 사진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주변의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진짜 같은 순간을 발견하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는 즐거운 사진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