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바라본 창밖 풍경
하루의 끝,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 안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이 유난히 따뜻하게 다가오던 날이었다.
빠르게 스쳐가는 여의도를 보면서, 문득 기억의 한 조각이 떠올랐다.
그건 아주 오래전, 여의도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시절의 나였다.
수없이 오가던 그 길 위에서, 이날 나는 또 한 번 그때의 감정과 마주하고 있었다.
창밖의 여의도 풍경
이 사진을 찍은 건 강변북로를 따라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여의도는 내게 첫 사회생활의 시작이자, 젊은 시절을 보냈던 곳이다. 회사를 마치고 늘 발걸음을 향하던 포장마차, 지금은 사라졌지만 내 기억 속에는 여전히 남아있다.
차는 천천히 움직였고, 노을은 창문에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그 순간, 나는 셔터를 눌렀다.
흐릿하게 번지는 풍경 속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담겼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나와 마주한 듯한 기분이었다.
프레임 속으로 나뉜 감정의 두 장면
두 번째 사진은 차 안에서 정면과 옆 창을 동시에 바라보며 찍은 것이다.
앞 유리는 어둡고 흐릿했지만, 조수석 유리 너머로는 빛이 선명하게 번지고 있었다.
이 장면을 보고 있자니, 마치 감정이 양쪽으로 나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쪽은 흐릿한 현실, 다른 한쪽은 따듯하면서 선명한 기억.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두 감정이 유리창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하나로 공존했다.
가끔은 익숙한 풍경이 낯설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건 시선의 방향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게 자동차는 가장 사적인 공간이다
사람마다 감정을 정리하는 장소가 있다면, 나에겐 자동차가 그렇다.
비가 오는 날이면 창문에 맺힌 물방울을 따라가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조용히 흐르는 음악, 커피 한 잔, 그리고 말없이 스쳐가는 거리의 풍경.
창문이라는 프레임은 외부와 나 사이를 구분하면서도 동시에 연결해준다.
사진 속 풍경은 그냥 길 위의 장면일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오롯이 ‘지금’이라는 감정의 기록이었다.
감성을 담는 차 안 촬영 팁
이런 사진들을 찍으며 익힌 몇 가지 촬영 팁을 공유해본다.
▶ 프레임 활용
차 안의 유리창을 ‘프레임’으로 생각해보자.
앞유리와 조수석 유리를 함께 활용하면 장면을 감정적으로 분할할 수 있다.
▶ 셔터 속도 조절
차량이 완전히 정차하지 않더라도, 셔터 속도를 조절하면 흔들림 속 감정을 담을 수 있다.
너무 빠르지 않게, 흐릿함을 약간 허용하는 것도 좋다.
▶ 창문 상태 그대로 활용하기
먼지, 결로, 빗방울이 남긴 흔적은 때로는 좋은 텍스처가 된다.
창밖보다 창 자체에 집중해도 새로운 감성이 열린다.
▶ 들림을 두려워하지 않기꼭 선명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약간의 흔들림이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실감 나게 담아낼 수 있다.
어떤 사진은 시선을 잡고, 어떤 사진은 감정을 붙잡는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불현듯 창을 통해 마주한 세상의 작은 풍경들이 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았다.
그건 아마도, 정지된 풍경이 아니라 '흐르는 시간 속 순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