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북성 포구에서 마주한 색의 풍경, 어망이 빚어낸 일상의 조형미
어느 흐린 날, 나는 인천의 북성 포구를 찾았다. 바람이 잔잔히 지나가고, 비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는 그런 날이었다. 특별할 것 없을 것 같은 회색의 풍경 속에서, 예상치 못한 강렬한 색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바닥 가득 펼쳐진 어망들이다.빨강, 노랑, 초록, 그리고 묵직한 갈색까지. 각기 다른 물고기를 잡기 위해 설계된 그물들이었겠지만, 나의 눈엔 하나의 거대한 추상화처럼 다가왔다. 무심히 널브러진 듯하지만, 그 안에 인간의 노동, 바다의 냄새,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무심히 널브러진 어망, 삶의 흔적 첫 번째 사진은 그 어망들이 포구 전체를 물들이는 풍경을 담았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와 선박, 그리고 자동차 행렬 사이로, 원색의 어망들이 공간을 분할하며 자신만의 질서를 만들어낸다. 구름이 짙게 깔..
2025.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