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0 드론으로 담은 해질녘 바다 풍경, 감성과 파도의 리듬을 보다. 바다는 언제나 마음 깊은 곳을 두드리는 풍경이다. 특히 해가 지는 시간의 바다는 더없이 조용하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수평선 너머로 천천히 붉어지던 하늘,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파도, 그리고 그 안에 스며드는 감정들. 이번에는 그 순간들을 하늘 위에서 바라본 시선으로 담아보았다. 드론을 통해 촬영한 두 장의 사진은 단지 바다를 기록한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해 질 녘의 붉은 풍경을, 다른 하나는 파도의 흐름과 그 안에 담긴 시간의 흐름을 이야기한다.해 질 녘 바다 풍경을 드론으로 포착하다 해 질 녘의 바다는 언제나 특별하다. 마치 하루가 숨을 고르듯, 하늘과 바다 모두 부드럽게 안정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그 순간을 드론으로 담기 위해 해변 가까이에서 기체를 띄웠고, 천천히 고도를 높여가며.. 2025. 5. 13. 하늘을 올려다본 감정의 조각들, 그 첫 번째 이야기 민들레와 단풍, 하늘 아래 서로 다른 온도의 기억봄이 한창인 어느 날, 나는 시선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땅 위에 시선을 고정한 채 살아가다 보면 놓치는 것이 많다. 고개를 들어 올린 그 순간, 세상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감성 사진 시리즈. 이번 글에서는 그 첫 번째 장면을 나눈다. 민들레 하나, 그리고 붉은 단풍 몇 잎. 서로 다른 계절에서 피어난 색과 감정이 한 하늘 아래 자연스럽게 섞여 들었다.민들레를 올려다본 날 — 기억 속 엄마의 마음처럼 이 사진은 어제 동네 산책 중 마주한 민들레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찍은 것이다. 이 민들레를 보고 어머니가 떠올랐다. 건강이 좋지 않던 어느 시기, 어머니는 민들레가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직접 들에 나가 민들레를 캐 오셨.. 2025. 5. 12. 그림자 자화상에 관한 이야기_구조물 그림자 속 나. 나는 왜 내 그림자를 찍는가어느 빛이 좋은 날, 산책 중에 그림자와 마주쳤다. 그림자 속에는 내가 있었고, 창살 같은 구조물이 있었고, 빛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었다. 그날의 따듯했던 느낌, 멈추어 선 나의 상태까지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또 하나의 나였다. 사진 속 구조물 틈 사이로 길게 드리워진 실루엣은 바로 나! 햇살은 강했지만 따뜻했고, 그림자는 분명하지만 부드럽게 느껴졌다. 셔터를 누르며 나란 존재의 뚜렷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 사진은 빛이 만든 경계와, 그 경계 안에 들어선 나의 그림자를 함께 담고 있다. 철제 구조물은 바닥에 선을 만들고, 나는 그 선 사이에 자연스럽게 끼어 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마치 이 자리를 위해 기다려온 듯한 빛이 만든 연출이었다. 카메.. 2025. 5. 9. 기억의 집에 남은 두 개의 창, 강화도 폐가에서 만난 이야기 기억의 틈 사이로 빛이 스며들다 – 강화도에서 마주한 장면언젠가부터 나는 낡은 집이나,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들을 찾아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흔적은 늘 말을 걸어온다. 강화도 외진 도로를 달리다 문득 눈에 들어온, 주변의 나무에 둘러싸인 채 숨죽인 빈집 한채. 처음엔 그저 지나칠 생각이었지만, 그 분위기에 차를 멈추고 내 발걸음은 그 집 앞으로 향했다. 천천히 다가가던 중, 무언가 시야를 가득 메웠다. 그것은 풍경이 아닌 감정이었다.그 순간 나는 카메라 셔터를 천천히 누르며, 그 집을 배경 삼아 흐릿한 감정들을 한 프레임에 담았다. 초점은 선명하지 않지만, 이 사진이 전하려는 이야기는 오히려 더욱 분명해 질거라 생각했다. 물결처럼 흔들린 기억의 집 이 사진은 흔들렸다. 하지만.. 2025. 5. 8. 말라버린 꽃이 말해주는 것들, 그 안에 머문 마음 시든 장미가 건네는 말 카메라 너머로 바라보던 그 순간, 꽃은 이미 삶의 끝을 향해 기울어져 있었다. 말라버린 장미는 마치 자신이 가졌던 화려함을 다 내보인 뒤, 조용히 자리를 내려놓는 듯한 느낌이었다. 옆에 함께 놓인 다른 꽃 한 송이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것은 서로를 향해 위로를 하는 거처럼 보였다.흑백으로 표현한 이 사진은 시간의 흐름을 더욱 또렷하게 보여준다. 색이 사라진 공간 속에서 형태만이 존재한다. 우리는 흔히 활짝 핀 꽃을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나는 오랜시간 말라버린 이 순간 오히려 마음이 끌렸다. 피어오르는 순간은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지는 모습이 더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가려진 자리에서 피어난 마음 이 사진을 찍은 날, 나는 서울의 북촌 거리를 거닐다 문득 그 자리에.. 2025. 5. 7. 철공소 너머의 따스함, 문래동의 오후 풍경 서울 문래동 창작촌의 골목에서 만난 세 가지 풍경. 노란 벽 창문에 드리운 나무 그림자, 노란 문 앞의 자전거, 오래된 자전거 안장의 디테일까지 내가 바라본 문래동의 첫 시선들.문래동, 철공소와 예술이 뒤섞인 골목에서서울 영등포구의 문래동은 조금 특별한 동네인 거 같다. 예전엔 우스갯소리로 비행기 빼고 다 만들 수 있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수많은 철공소들이 모여 있었고, 지금도 낮에는 용접 불꽃이 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철공소 이미지 뒤편엔, 감각적인 벽화와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함께 낯선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동네다.오늘 사진 세 장은 모두 문래동 골목에서 마주한 풍경들입니다. 예상치 못한 따스함이 배어 나오던 순간들이었다.그림자와 색이 겹쳐진 벽문래동의 길가에서 만난 벽은 .. 2025. 5. 6. 이전 1 2 3 4 5 ··· 7 다음